캐나다생활/이민-취업과정

캐나다이민. 토론토 공항 입국. #1

로썹 2021. 4. 28.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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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이민 & 취업과정' 시리즈는 2018년 3월 말부터 7월 중순까지 캐나다이민 생활의 첫 여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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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캐나다이민. 토론토 공항 입국.

 

 

"승객 여러분, 우리 비행기는 곧 토론토 국제공항에 도착합니다. Ladies & Gentlemen..."

 

2018년 3월 21일, 수요일. 토론토 피어슨 공항 도착.

 

피곤했다. 약 13시간 동안 10개월 된 딸아이와 함께 한 비행. 아내이자 전우인 J양과 수고했다며 서로를 토닥인다.

 

해질녘 토론토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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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가방 4개와 유모차를 번갈아 질질 끌며 나온 입국장. 저 멀리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여기일세!"

 

장인어른께서 반갑게 맞아주신다. 15년 전 캐나다로 기술이민을 오신 후 현재는 해밀턴에 정착하신 아버님.

 

그 존재만으로 약간의 안심이 되면서도, 초기 몇 개월간 이어질 처가살이에 대한 긴장감 역시 엄습해온다.

 

(과거 연애 시절 교제 허락을 받을 때, 아버님의 90분간 침묵은... 여전히 잊히지 않는다. 딸 가진 아빠의 마음, 이제는 십분 이해한다.)

 

 

나의 아내, J양은 이민 1.5세이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아버지를 따라 캐나다로 이민을 와 밴쿠버에서 대학교를 졸업했지만, 한국 생활에 대한 호기심으로 귀국을 결정.

 

석사를 마치고 연구원으로 일하다 여차 저차 해서 나를 만나 결혼까지 골인하였다.

 

이후 (나와는 달리) 학업에 대한 왕성한 호기심으로 토론토 대학 박사 과정 입학 서류를 받게 되었고...

 

단순히 유학이 아닌 이민을 가자는 결정 끝에, 우리 세 식구는 이곳 토론토 땅을 밟았다. 

 

잘 부탁한다, 캐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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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캐나다이민이 쉽지만은 않은 결정이었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이뤄놓았던 기반을 다 놓고 가야 한다는 것.

 

가족, 친구, 커리어, 네트워크, 재테크, 세금, 물가 등 여러 이슈가 눈앞을 스쳤다.

 

또한 최대한 빠른 시일 내로 취업을 확정 짓고, 외벌이로 아내의 학업을 몇 년간 지원하며 살아남아야 한다는 압박이 나를 짓눌렀다.

 

 

다만:

 

-  나 역시 해외취업에 대한 미련이 있었고,

-  아내의 꿈을 응원해주고 싶었으며,

-  아이가 미세먼지 없는 자연에서 성장하기를 원하는 바람이 더 컸으리라.

 

그래... 30대 초반이니 아직 젊다. 도전해보자.

 

새로운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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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문을 나서자, 차디찬 토론토의 공기가 나를 반겼다. 3월 말인데도 이 정도란 말인가.

 

놀란 나의 마음을 비웃듯 바람이 더욱 세차게 내 뺨을 때린다. 

 

"피곤하제? 밥 무러 가자."

"예, 아버님."

 

아버님 차에 오르자마자 잠이 든 아내와 딸아이를 보며 잠시 생각에 잠긴다.

 

'난관을 헤쳐나갈 힘을 주십시오, 주님.'

 

그래, 잘할 수 있을 거야.

 

아빠가 힘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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