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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취업 성공. 토론토 부동산자산운용사 (REPE). #10

로썹 2021. 5. 14.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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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이민 & 취업과정' 시리즈는 2018년 3월 말부터 7월 중순까지 캐나다이민 생활의 첫 여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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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캐나다 취업 성공. 토론토 부동산자산운용사 (REPE).

 

 

2018년 7월 12일, 목요일. 토론토 소재 부동산자산운용사에 (REPE; Real Estate Private Equity) 취업이 확정되었다.

 

현 사수와의 만남부터 취업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주님의 은혜였다.

 

2018년 3월 21일 온타리오주에 도착 후 지금까지의 여정을 정리해보면:

 

(1) 첫 2주는 각종 행정 처리 및 시차 적응.

(2) 4월 초, 첫 면접. 4월은 해밀턴-토론토 거리상 주로 온라인/전화로 네트워킹.

(3) 5월 초, 토론토 에글린턴으로 홀로 상경. 방 하나 단기 렌트 ($600).

(4) 부동산금융 업계 관계자 약 60명과의 네트워킹 (부동산 PE, 연기금, 브로커, 대출기관 등).

(5) 약 100개 회사 서류 지원. 면접 7군데 (부동산 PE, 보험사, 은행, 호텔 개발부서 등).

(6) 7월 중순, 부동산자산운용사 (REPE) 취업 확정.

 

아내의 박사 과정 시작이 9월임을 감안할 때, 그전까지는 꼭 취업이 확정되면 좋겠다고 기도해 왔는데 그대로 이루어주셨다.

 

역시 주님은 베스트 오브 베스트.

 

그나저나 당분간 커피는 안마시련다. 네트워킹하면서 (지나치게) 많이 마셨다.

 

커피는 정말 질리게 마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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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회사에 취업이 확정되기까지 흥미로운 과정이었다. 그 스토리를 풀어볼까 한다.

 

 

1. 사수와의 첫 만남

 

2018년 5월 중순경, 기존에 교류했던 업계 분이 현재는 내 사수가 된 T군을 소개해주었다.

 

첫 만남은 햇살이 화창했던 날이었던 관계로 노천 카페에서 30분 정도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었다.

 

T군은 Wells Fargo에서 근무하다 부동산 PE로 이직했다 하는데, 첫 만남부터 상당히 스마트해 보였다. 쾌활한 성격에 화술이 매우 뛰어났다.

 

T군이 다니는 회사, 팀 구성, 현재 진행 중인 딜에 대한 간략한 개요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첫 만남 후 집에 돌아와 그에 대해 꼼꼼히 메모를 해놓고, Thank You Email을 보내며 2개의 파일을 함께 첨부하였다.

 

(1) 과거 한국에서 내가 만들었던 영문 투자제안서 샘플 PDF

(2) T군 회사 운용 자산 중 하나에 대한 나의 간략한 분석 PDF (1장)

 

그러면서 언젠가 여유가 되면 더 많은 대화를 나누고 싶다 첨언하였다.

 

회사 운용 자산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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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사수와의 두번째 만남

 

T군과의 두번째 만남은 6월 중 부동산금융 업계 네트워킹 이벤트에서 이루어졌다.

 

아무래도 저녁 시간이기도 하고 둘 다 맥주도 몇 잔씩 들어간 상태라서 대화가 좀 더 수월하였다.

 

이때 알았다. 내가 T군보다 다섯 살이 많다는 것을. 하지만 여긴 캐나다인데 나이가 무슨 소용인가.

 

첫 만남 대비 좀 더 캐쥬얼한 대화를 많이 나누었고, T군 덕에 다른 업계 분들도 자연히 소개받을 수 있었다.

 

네트워킹 이벤트 - 구직 시 중요 관문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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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회사 채용공고 발견

 

2018년 6월 22일, 금요일. 여느 날과 다름없이 정해놓은 잡서치 시간에 링크드인을 뒤지고 있는데, T군의 회사에서 새로운 채용공고가 올라온 것이 아닌가!

 

(채용공고가 올라온 지 불과 1시간 만에 발견하였다.)

 

T군의 부사수 채용건이라 그런지 채용공고도 T군이 직접 올린 것을 알아차리고, 바로 그에게 아래와 같이 연락을 취했다.

 

 

Hi T군,

 

I see the Analyst position at OOO is now open and am interested in applying. I'd love the chance to speak with you in more detail how my qualifications meet your needs.

 

Is there a good time for us to grab a coffee and discuss how I might be a good fit for the position?

 

A copy of my resume is attached for your review. Thanks and have a wonderful weekend.

 

그러자 그의 답변:

 

Hey, good to hear from you. You are on the shortlist. I will reach out in a bit.

 

이 연락이 바로 1차 면접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기회의 문이 열리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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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1차 면접

 

2018년 6월 29일, 금요일, 오전 11시. 좀 웃긴 이야기이지만 난 사실 이게 1차 면접인지도 몰랐다.

 

T군은 나에게 간단히 커피나 한잔 하자고 했기에, 또 한번의 캐주얼한 만남으로 알았지.

 

그래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말끔하게 정장을 차려입고, 머리를 손질하고, 눈썹을 다듬고, 코털이 삐져나와있지는 않은지 확인하고, 구두까지 물광을 내준 뒤 문을 나섰다.

 

그런데 왠걸. 회사에 도착하여 잠시 대기하니 파트너(사장) 한 명이 함께 나오는 것이 아닌가!

 

*참고로 우리 회사는 파트너가 2명이다. 둘이 형제이고, 형이 투자 파트를, 동생이 운용 파트를 책임진다. 이때 나온 사람은 후자였다.

 

원래 가려고 했던 카페 대신 T군의 제안으로 우리 셋은 함께 Pub으로 향했고, 커피가 아닌 맥주를 마시게 되었다.

 

그렇다. 맥주와 함께 한 1차 면접이었다.

 

 

나는 사실 술을 크게 좋아하지 않고 그리 즐기지도 않는다. 다만 이 때는 맥주를 마시니 긴장이 풀려 오히려 도움이 되었다.

 

대화는 2시간 넘게 이어졌고, 세 명이서 그 사이에 맥주 아홉 파인트를 비웠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 회사의 회장님은 캐나다에서 매우 유명한 부동산 PE 두 군데를 공동 창립하신 분이었고, 파트너들은 회장님의 두 아들이었다.

 

두 아들 역시 오랜 기간 토론토에 본사를 둔 REIT(Real Estate Investment Trust)에서 임원직을 지내다 독립하여 창업한 지 3년 반 정도가 되던 찰나였다.

 

(창업주들의 배경과 네트워크 덕인지 3년 반밖에 안되었는데도 이미 클로징한 자산이 2건이 있었고, 운용자산 규모도 적지 않다는 것에 놀랐다. 밸류애드 전략을 중심으로 자산을 운용해왔다.)

 

그래서인지 헝그리 정신을 가진 사람을 원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주도적으로 척척 알아서 하는 사람.

 

형식적인 질문들보다는 정말 '나'라는 사람이 누군지 알고 싶어하는 듯했다. 그중 기억나는 질문 중 하나는:

 

"10년 뒤는 뭐하고 있을 것 같아?"

 

가식적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솔직하게 대답했다.

 

"한 치 앞도 모르는데 10년 뒤를 어떻게 알겠나. 다만 이 회사에서 열심히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그때쯤이면 내 사업을 하고 있을 것 같다."

 

파트너는 이 대답을 마음에 들어한 것 같다. 곧 또 보자고 하였으니까.

 

 

어김없이 집에 돌아와서는 Thank You Email을 보냈다.

 

Hi 파트너 & T군,

 

It was a great pleasure meeting both of you. I appreciate you taking the time to speak with me regarding your business, vision, and culture of OOO. Beers on a beautiful sunny day were also brilliant.

 

I had an impression that OOO is an entrepreneurial and face-paced company with high-calibre people, which is exactly what I have been looking for. It would be great if I could a part of your team and grow together.

 

Thanks again and I look forward to meeting you all soon.

 

맥주와 함께 한 1차 면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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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1차 면접 이후

 

T군에게 7월 5일에 다시 연락이 왔다. 7월 12일에 2차 면접이 잡혔다고.

 

이미 지난번 만남 후 헤어지기 전 2차 면접은 기술 면접이 있을 것이라고 들었기 때문에, 부동산 재무모델링 케이스 스터디를 예상했었다.

 

다만 어떤 형식으로 나올지 몰라 면접 전날까지 매일 빈 엑셀에 모델링을 연습, 또 연습하였다.

 

하루종일 엑셀만 쳐다보고 있으니 심지어 어느 날은 꿈에서 엑셀 함수가 허공을 맴돌았다.

 

(1) 이미 여섯 군데 회사에서 불합격 통보를 받았고,

(2) 목표하던 Equity Side의 직무였으며,

(3) 한국에서 일한 경험도 이어서 활용 가능한 일이기에,

 

이번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는 마음에 압박감이 종종 목구멍까지 차 올랐다.

 

그럴 때는 모든 것을 주님께 맡긴다고, 지혜를 구한다고 기도하며 성경을 읽었다.

 

당시 연습했던 약식 모델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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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2차 면접

 

2018년 7월 12일, 오전 9시 30분. 회사에 도착하여 먼저 회사 분들과 간략히 인사를 나누었다.

 

T군이 다가와 30장 분량의 브로커 투자제안서(Offering Memorandum; OM)를 주더니, 이를 바탕으로:

 

(1) 엑셀로 약식 재무모델링;

(2) 파워포인트로 Executive Summary 1장을

 

정리하여 파트너들과 Vice President 앞에서 발표 준비를 하라고 하였다.

 

해당 자산은 미국 버지니아 주에 있는 Grocery-Anchored Shopping Centre였다.

 

주어진 시간은 1시간 30분. 빡세다.....

 

시간이 제한적임을 고려하여 엑셀로 모델링을 할 때는 빠른 손놀림과 함께 최대한 간결한 함수를 사용해야만 했다.

 

파워포인트로 Executive Summary를 작성할 때도 너무 화려한 디자인보다는 핵심만 담으려 했다.

 

(1) 웹상에서 해당 자산이 가장 예쁘게 나온 고화질 사진을 찾아 적절하게 배치 후,

(2) 이 자산의 기회(Opportunities)와 위험(Risks)은 무엇인지,

(3) 내가 생각하는 예상 수익률은 (IRR, Equity Multiple, Cash-On-Cash) 어느 정도인지를 간략히 정리했다.

 

 

90분이 지나자 T군이 대회의실로 나를 불렀고, 대형 스크린에 나의 모델을 먼저 띄웠다.

 

2명의 파트너, VP가 곧 들어와 T군과 함께 자리에 앉았고 발표를 시작하였다.

 

우선 OM을 기준으로 사용했던 가정들을 비롯하여, 모델 첫 줄부터 마지막 줄까지 어떻게 계산하였는지 그 과정을 설명하였고, 다행스럽게도 모델링은 일말의 실수 없이 그들이 원하는 답을 제시하였다.

 

다음은 Executive Summary PT를 보며 왜 이 건을 투자해야 하는지, 이에 따른 기회와 위험 요소는 무엇이 있는지 나의 생각을 발표하였는데, 이때 갑자기 긴장감이 확 몰려와서 그런지 말을 조금 더듬거려 크게 만족스럽진 못했다.

 

여하튼 당시 나의 결론은 '7% 이상의 안정적인 연 배당이 가능한 쇼핑센터이기에 투자 가망 자산이라 판단된다. 다만 시간이 좀 더 주어진다면 각 임차인들의 임대차계약서를 분석하며 Co-Tenancy Clause에 대해 좀 더 깊게 들여다보고 싶다.'였다.

 

돌이켜보면 핵심은 짚은 셈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내가 면접 보기 바로 며칠 전 이 회사에서 인수(클로징)한 자산이었다.

 

기술 면접이 끝나고 나서는 형 파트너와 VP의 인성 면접이 이어졌는데, 그때 열심히 어필하였다.

 

"나는 이민자이기에 캐나다 근무 경험은 이번이 처음이 되겠지만, 근무 1일차부터 최소한의 트레이닝 후 바로 투입 가능한 테크니컬 스킬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

 

"부족한 미국/캐나다 마켓 지식은 시간이 지나며 빠르게 캐치업할 수 있습니다. 당신들의 가려운 부분을 내가 꼭 긁어드리겠습니다."

 

아직 몇 명의 면접자가 남아있는 상황이기에 1-2주 이내로 연락을 주겠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2시간 30분 남짓의 2차 면접이 완료되었다.

 

2차 면접은 대략 이런 느낌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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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2차 면접 직후

 

하아... 드디어 끝났다. 일단은 끝났다는 안도의 한숨과 함께 속으로 감사 기도를 드렸다.

 

지하철을 타고 에글린턴 역에서 내려 집 방향으로 걷고 있는데, 갑자기 T군에게 전화가 오는 것이 아닌가?

 

(면접 끝나고 회사에서 나온 지 20분 정도 되었으려나...?)

 

'내가 뭘 회사에 놓고 왔나?'

 

이런 생각과 함께 전화를 받았는데 그의 첫 말은 이러했다.

 

 

"Hey, Congrats! You are Hired."

(야, 축하해. 너 채용됐어.)

 

어라, 분명히 1-2주 뒤에 연락을 준다 했는데. 면접자가 더 남았다고 하지 않았나.

 

"@_@....? 어떻게 이렇게 빨리 결정이 난 거야?"

"너 나가고 나서 파트너들, VP와 회의했는데, 바로 채용하자고 결정 내렸어."

 

"(최대한 차분하게) 와, 정말 좋은 뉴스이네. 알려줘서 고마워. 함께 일하는 날을 기대하고 있을게."

"응, 조만간 계약 관련해서 연락이 따로 갈 거야. 곧 보자!"

 

아, 주님께서 그들의 마음을 움직여주셨구나. 기쁨보다는 감사함과 안도감이 뒤를 이었다.

 

이제야 이곳에 정식으로 안착하게 되는구나. 아내의 박사 과정을 외조하고, 딸아이를 부양할 수 있게 되었다.

 

사랑하는 나의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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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편으로 이루어진 2018년 3월 21일부터 7월 12일까지의 이민 & 취업과정 시리즈는 여기까지이다.

 

이러한 과정들을 통해 우리 가족은 캐나다 토론토에 정착할 수 있었고, 나는 한국에서의 경력을 이어 이곳에서도 부동산자산운용사(REPE)에서 근무할 수 있게 되었다.

 

근무 초기에는 언제나 긴장의 연속이었고, 마음고생 역시 심하였다.

 

업무보다는 오히려 언어 문제로 인한 스트레스가 가장 컸다. 영국에서 학부 유학을 했다 하더라도, 고등 교육을 한국에서 마친 나로서는 여전히 영어가 많이 버거웠다. 영어는 역시 평생의 숙제이다.

 

- 매일 수차례 이어지는 길고 짧은 회의와 Conference Call,

- 브로커/실사업체/자산관리자/변호사 등과의 잦은 통화와 미팅,

- 동료들과의 Small Talk & Jokes...

 

한마디도 놓치지 않기 위해서 핸드폰으로 (몰래) 녹음하고 퇴근길에 이어폰으로 계속 들으며 복기하기를 반복하는 일상이었다.

 

그렇게 매일을 존버하며 팀에 적극적으로 공헌하려 노력한 지... 벌써 3년이 되었다.

 

모든 것은 시간이 해결해 준다. 이 모든 것이 주님의 은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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